[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낮에 놀고, 밤엔 자야 한다는 규칙을 세워주세요
Q.질문
이제 네 살이 되는 우리 아이는 밤만 되면 자는 것을 싫어합니다. 밖이 캄캄하면 밤이고, 그럼 자야 한다고 말해도 소용이 없어요. 더 놀고 싶다고 우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아이가 밤과 낮을 알아가는 것은 ‘탐험’과 같은 일입니다
A.답변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은 세상을 탐색하고 알아가는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경험해 보지 못한 낯선 세상을 탐험하는 것과도 유사하겠습니다. 낯선 세상을 탐험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현상에 대한 이해이고, 다음으로 규칙과 질서를 만드는 것입니다.
부모는 밤이 되면 자고,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특별하지 않은 일이지만 아이에게는 대단한 사건입니다. 아이가 매일 매일 반복되는 경험을 통해 밤과 낮을 구분하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면 자고 일어나는 일은 생활의 질서가 됩니다.
부모가 세상을 탐험하는 아이에게 좋은 가이드가 되어준다면, 아이는 자연현상에 순응적인 흐름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신체적인 반응과 생체 리듬은 자연현상을 역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우리 아이와 가정의 상황에 맞는 ‘규칙’을 정합시다
유아에게 놀이는 ‘신체와 정신을 하나로 연결하는 생명 줄’과도 같습니다. 유아는 몸 놀이와 더불어 발달 과정에 적절한 놀이를 단계별로 충분히 해야 합니다. 놀이가 부족하면 정서적으로 불편해질 수 있는데, 수면의 질이 떨어지거나 식욕 저하 혹은 과도한 형태로 그 불편한 정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낮 동안의 놀이가 제한 없이 이어져도 아이는 밤까지 놀고자 하며, 놀이가 부재한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하게 됩니다. 정서와 신체의 안녕을 모두 가능하게 하는 놀이의 중요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데, 정작 어떻게 놀아주어야 하는지 어려워하는 부모가 상당히 많습니다.
우선 제한과 규칙을 정해서 안전한 틀을 만듭니다. 틀이 중요한 이유는 제한과 규칙이 없으면 일관성 있는, 지속적인 놀이가 어렵고, 부모가 지치거나 감당이 안 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놀이가 밤까지 이어지고 멈추지 않는 것도 제한, 규칙의 틀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당연히 처음부터 그 틀이라는 것이 제 기능을 하진 않습니다. 틀은 아이와 언어적 의사소통이 가능한 4세 무렵부터 만들어야 하고, 수정·보완하면서 우리 가족에게 적합한 기능을 하는 틀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또, 아이가 관심이 있는 소재와 주제가 놀이의 수단이 되도록 하고 정형화된 놀이보다는 우리 집만의 놀이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부모는 어떤 역할을?…공감과 원칙 사이에서 균형잡아야
▲잠자는 시간을 정합니다=처음 시간을 정할 때는 아이의 신체와 생활 리듬을 살피고 또, 실천 가능한 시간으로 정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아직 시간의 개념이 없다고 하더라도, ‘밤 9시는 자는 시간’이란 공식이 아이에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반복해서 알려줘야 합니다.
설령 그 시간에 못 자더라도, 지키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늦게 잔다고 나무라거나, 빨리 자라고 강압적으로 대하면 자는 행위 자체가 아이에게 불편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자는 것이 싫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부모가 편안하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잠이 안 온다고, 혹은 잠이 올 때까지 장난감을 가지고 더 놀고 싶다고 한다면=잠이 오지 않더라도 놀이를 이어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잠자리에 누워서 가볍게 이야기를 하거나 몸이 이완될 수 있도록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자기 싫어하는 아이와, 잠자리 습관을 만드는 것 중 무게 중심은=아이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놀아주거나, 원하는 장난감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지만 잠자리 습관을 바로 세우는 것에 무게 중심을 둔다면 단호함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 단호함이 아이의 마음을 차단하거나 외면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바른 습관을 만들어가기 위한 부모의 심리적인 조절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수단으로 상황에 따라 무게 중심을 옮길 수 있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아이와 정서적인 교감을 놓치지 맙시다=규칙을 만들고, 지키는 것에 치중하다 보면 자칫 아이의 정서를 소홀히 대할 수 있는데 정서적인 안정감이 있어야 규칙을 따르고 지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때의 정서적인 교감은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과, 그렇다고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지 않는, 부모의 제어하는 마음이 적절하게 공존하는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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