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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꼭 챙겨야 할 동생이 생긴 첫째의 '동생 성장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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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820회 작성일 21-08-0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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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꿈을 꾸는 아이] 동생이 생긴 첫째를 위한 솔루션


나는 아이를 많이 낳고 싶었다. 적어도 세 명 이상의 아이들을 낳을 줄 알았으나, 현실은 두 명에서 그쳤다. 그것도 나이 터울이 열한 살이나 나서 어쩌면 남매로서의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 어느 심리학자는 11살 터울이 넘으면 형제관계에서 경험하게 되는 정서적인 영향력은 거의 없다고 하기도 한다. 아쉽지만 내 배로 낳은 아이들에게는 해줄 수 없었던 것을 오래 전부터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해주고 있었던 소소한 상담 내용들과 곧 큰 아이가 되는 어린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 첫째에겐 위협적인 동생의 존재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던 아이에게 ‘동생’의 존재는 실로 위협적이다. 동생이라는 존재는 호기심 많은 나이의 아이들에게는 설렘이자 두려움일 테다. 정말 신기하게도 동생이 태어날 무렵 아이들은 조금씩 평소와 같지 않은 모습들을 보이곤 한다. 식사량이 점점 줄어들다가 밥을 먹고 싶어 하지 않아 하기도 하고, 잘 가리던 대소변 실수를 연이어 하기도 한다. 어떤 아이는 공격성이 늘어나 친구들을 이유 없이 콩콩 때리고 다니기도 하고, 교사가 지적을 하면 세상 서러운 듯 오히려 자기가 울며 안기기도 한다. 손톱을 물어뜯는 것은 예사고 심한 아이는 발톱에 피가 날 때까지 물어뜯기도 했다. 어떤 아이는 징징거림이 조금 늘어나기도 했고, 또 어떤 아이는 엄마와 함께 입덧을 하기도 했다. 정말 신기한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다.

고작 서너 살, 대여섯 살 된 아이들에게 왜 그런 행동들을 하냐고 물으면 아이들도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다. 어른들도 비슷한 상황에서 자신의 행동을 만들어내는 감정을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은 일일 테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제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생리적인 문제, 그 다음이 환경적인 변화이다. 잠을 잘 잤는지, 잘 먹었는지 예민할만한 어떤 요소는 없었는지 알아보는 것과 함께 가정 내 특이한 변화는 없었는지 살펴본다. 그 과정에서 부모의 임신을 알게 되기도 한다.

◇ 과도한 공격성을 보였던 아이, 알고 보니...

지난해 상담했던 남자 아이는 다른 기관에 재원 중이었지만, 아이의 마음을 알 수가 없어서 나에게 의뢰된 아이였다.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과도한 공격성을 보였다. 친구들을 때려놓고는 매번 억울해 하며 자기가 울었다. 교사들은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이 있는지 알아보다 동생의 존재에 대해 부모와 상담을 했다고 한다. 세 살 터울의 동생이 아이를 힘들게 하는 원인일 것이라고 짐작은 했지만, 부모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동생이 태어난 지 일 년이 다 돼 가고 있는데 그 동안은 전혀 문제를 보이지 않다가, 왜 한 달 사이에 아이가 급변했는가 하는 점이었다.

그래서 부모는 동생의 영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 달 사이에 동생에게 일어난 신체적 변화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달 사이에 아이는 잡고 걷는 것이 능숙해져서 이제는 제법 손을 잡지 않아도 원하는 곳으로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바로 그것이었다. 동생이 스스로 걷게 된 걸음마를 한 시점부터 큰 아이의 물건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큰 아이는 급격히 스트레스를 받아 했다. 가정에서는 사랑받는 맏아들이 되고자, ‘착한 형아’의 가면을 써야 하기 때문에 동생을 크게 때리거나 싸우지 않았으나, 엄마가 못보고 있는 상황에서 동생의 큰 울음소리가 두어 번 났다고 했다. 부모의 짐작으로만 큰아이가 동생을 때리지 않았을까 생각했지만, 또 그런 큰 아이가 마음 한구석 아려서 크게 혼내지도 않았다 했다. 아이에게는 관심이 필요해 보였다.

◇ 동생이 생긴 첫째를 위한 솔루션

먼저, 큰 아이와의 진득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지 제안을 했다. 아이의 어린이집에서도 흔쾌히 큰아이가 등원하지 않고 엄마와 데이트를 한다면 그 시간에 작은아이를 돌봐주겠다고 했단다. 감사한 일이다. 두 번째로 제안한 것은, 형이 되고 ‘책임감’으로 억눌렀던 마음을 형이 갖는 ‘특혜’로 바꿔주는 일이었다. 엄마의 언어 습관을 살펴보니 “네가 형이니까, 너는 생각주머니가 크니까, 너는 더 잘하니까,” 무언가 큰 아이에게 양보와 희생을 요구할 때 사용하는 엄마의 언어습관이 있었다. ‘형이니까 동생한테 양보해야지.’, ‘너는 더 잘 기다리니까 좀 기다려.’, ‘이건 아기가 먹는 거야. 형은 이런 거 안 먹어.’ 아마 많은 부모들이 조금 더 세상을 살아온 큰아이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할 것이다. 

조금 바꿔보자 제안했다. 동생이 못 먹는 간식을 줄 때는 “이건 네가 형이니까, 형만 먹을 수 있는거야.”, “이것 봐, 이건 동생은 아직 못하지. 네가 형이니까 이런 장난감도 가지고 놀 수 있는 거야. 멋지다.”, “형님이니까 먼저 할 수 있는 거야.”. 여태 아이가 ‘큰’ 아이가 되면서 잃어버렸던 ‘큰 아이’의 장점을 열거해주는 방법으로 대화를 변화시켜보자고 제안했다. 동생이 생기면서 형으로서의 장점은 하나도 없고, 배려와 희생, 양보만 강요받은 네 살 아이. 고작 네 살 아이에게 현실은 너무나 힘들어보였다. 이제 형이라서 얻게 된 장점을 아이에게 먼저 이야기해주는, ‘채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별한 것이 아니어도 괜찮다. 동생은 어차피 아직 잘 못하니까. 식사시간에 포크를 놔줄 때도, “이건 형만 쓸 수 있는 거야. 아직 동생은 못하거든.”, 동생이 먹지 못하는 음식을 아이가 먹을 때도, “이것 봐, 이렇게 꼭꼭  먹는 것도 형만 할 수 있는 거야.”, 어차피 사줄 신발 한 짝에도 “이렇게 멋진 신발은 네가 형이라서 엄마가 사 주는 거야.” 이야기해주면 된다.

◇ “첫째에게 사랑을 늘 표현해주세요”

세 번째, 아이가 사랑받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늘 표현해야 한다. 사랑이 필요하지 않은 아이는 없다. 누구나 사랑받고 싶은 존재이다. 특히 머리가 어느 정도 굵어진 아이들은 비교의 개념이 생긴 아이들은 내가 동생보다 더 적게 사랑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늘 불안하다. 이런 아이들에게 사랑을 채워주는 방법은 바로 칭찬이다. ‘존재에 대한 칭찬’ 잘해서 하는 칭찬이 아니라, 그저 내 아이라서 사랑스러운 마음을 가득 담아 쏟아내는 칭찬이 필요하다. 바쁨에 잊을 것 같다면 잠자는 시간, 팔베개 하고 나란히 누운 어둠 속에서 속삭여주면 된다. “사실은, 엄마는 너를 제일 사랑해. 동생보다 너를 더 사랑해. 하지만 동생이 알면 속상할 것 같으니까 이건 우리들만의 비밀이야.” 우리가 잘 잊는 것 중 하나는 아이와, 아이의 행동을 함께 섞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늘 동생 장난감 뺏고 머리 때렸지? 나쁜 행동이야. 엄마는 나쁜 행동하는 사람은 안 사랑해”라고 쉽게 이야기한다. 아이는 나쁜 아이가 되었고 부모는 더 이상 자길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테다. 마음속에서 ‘나 삐뚤어질 테야!’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아이의 행동을 지적할 때는, 특히 동생으로 인한 문제행동이 발생한 경우에는 반드시 아이의 존재와, 아이의 행동을 구분해서 이야기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되 사랑받지 못한다는 등의 아이의 존재, 자존감마저 무너뜨리는 말은 하지 않아야 한다. 여기까지 상담을 하고 아이는 되돌아갔다.

심리치료를 받으러 온 아이였지만 가정에서 부모의 노력에 따라 충분히 변화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별도로 치료를 권하지는 않았다. 대신 2주에 한번 정도 전화로 아이의 변화를 듣고 육아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것로 대신했다. 2주 후 걸려온 전화에서 부모의 목소리는 한층 밝았다. 기관에서는 아이의 공격성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했고 하원시간에 작은아이를 어린이집에 잠시 맡기고 놀이터에서 엄마와 단 둘이 한 시간씩 놀아주었다 했다. 아이의 징징거림이 줄었다 했다. 한 달 뒤 걸려온 전화에서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아이가 보이는 문제행동은 보이지 않는 것과 함께 엄마의 말과 태도가 많이 변해 ‘아이들을 키우는 촉’이 조금 더 생긴 것에 감사를 전했다.

◇ 아이들의 ‘동생 성장통’을 해결해주는 방법

발도르프에 대해 공부할 때였다. 독일에서는 임신을 하면 아이가 보는 곳에서 엄마는 인형을 만든다 했다. 느리게 만든 인형은 출산할 무렵, 큰 아이의 선물이 됐다. 눈이 점처럼 표현된 표정이 없는 발도르프인형은 아이가 슬프면 슬픈 눈으로 보이고, 웃으면 웃는 눈으로 보인단다. ‘공감’이다. 동생이 태어난 큰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공감’이다. 나의 힘듦에, 나의 외로움에 공감해주는 이가 있다면 아이들의 동생 성장통도 건강하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부모의 임신 소식을 알게 되면 어린이집에서 큰아이에게 해주는 것이 있다. 곧 동생이 태어날 아이를 지지해주는 방법으로 ‘동생’과 관련된 동화책을 함께 읽어보고 선물해주는 것이다. 동화책 속 주인공은 동생을 미워하기도, 예뻐하기도 한다. 아이가 공감할 만한 마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마음이 나쁜 것이 아님을 함께 알아간다. 질투도 미움도, 사랑받고 싶은 마음도 전혀 나쁜 것이 아니다. 동생은 어쩌면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겪는 마음의 성장통인지도 모른다. 때론 마음 아프고 때론 힘들기도 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아이의 성장을 가지고 온다는 사실이다. 엄마의 출산을 앞둔 아이에게 선물할 책을 하나하나 읽어보고 아이의 상황과 아이의 성향에 맞을 책이 무엇인지 고민해본다. 한껏 해맑은 아이가 동생을 맞이하고 어떤 마음의 색깔을 보여줄지 걱정되면서도 기대되기도 한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잘 이겨내며 스스로를 성장 시킬 것을 알기 때문에.

덧붙여 온 가족의 시선이 동생에게 집중되는 동생의 50일, 동생의 100일, 동생의 첫돌은, 큰 아이의 ‘누나 된 지 50일, 누나 된 지 100일, 누나 된 지 일 년의 축하파티가 됐으면 한다. 기억도 하지 못할 시기 동생의 기념일을 성대하게 챙겨주는 것보다, 어쩌면 큰 아이에게 더 의미 있는 날로 기억되지 않을까.

*칼럼니스트 박현주는 유아특수교육을 전공해 특수학교에서 근무했다. 결혼과 출산을 겪으면서, 내 아이를 함께 키우고 싶어 어린이집을 운영하게 됐다. 화성시에서 장애통합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모님들과 함께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데 동참해, 현재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에서 장애영유아 발달상담도 함께 하고 있다. 다양한 아이들을 키우는 일, 육아에서 시작해 아이들의 삶까지, 긴 호흡으로 함께 걸음으로 서로의 고민을 풀어내고자 한다.

출처 : 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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