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아이를 키울 때 기억해야 할 중요한 가치들, 참 많지요.
오늘은 그 중에서 '기다림과 존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기다림'이 아니라 목적이 있는 '기다림'
아이를 기다려 줘야 하는 말, 정말 많이 드렸던 것 같아요.
아이의 발달을 지켜볼 때도, 아이를 교육할 때도, 훈육을 할 때도 부모는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데 기다리라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말은 아니에요.
계속 지켜보면서, 천천히 가르치면서, 필요한 도움을 주면서 기다리라는 말입니다.
아이가 악을 쓰고 울어요. "좀 조용해지면 너와 얘기를 할거야."라고 말하고는 조용히 기다려야 합니다.
여기서 '기다림'은 '나는 더 이상 너를 자극하거나 공격하지 않을거야, 네가 좀 진정되고 안정감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줄 거야.'
라는 의미입니다.
뭔가를 가르칠 때도 그래요.
다른 아이들은 다 배웠는데 우리 아이는 좀 늦습니다. 그 과정을 기다려주어야지요.
계속 천천히 가르치면서 '너는 조금은 늦어도 결국은 배워 가면 돼.'라는 믿음으로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부모의 '기다림'에는 여러 가지 메시지가 있습니다.
'다음 발달단계로 가려면 시간이 걸릴 거야, 그 과정에서 나는 너를 잘 지도하면서 기다려 줄거야.
네가 감정적으로 격분할 때는 무슨 말도 자극이 될테니 나는 더이상 너를 자극하지 않을거야.
너를 감정적으로 공격하지 않을 거야. 네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너를 믿으면서 기다려줄 거야.' 등과 같은 것이지요.
아이의 생각과 마음에 대한 '존중', 행동조절은 가르쳐야
아이를 기다려주려면, 아이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아이를 나와 동일하게 생각하거나 아이를 나의 소유로 생각하면 기다리지 못합니다. 아이가 내 마음과 다르게 행동하거나,
내가 계획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가면 내 마음이 너무 불편해지기 때문이지요.
사실 탯줄이 끊기는 순간, 아이는 나와 별개의 사람입니다.
생각하는 것도 느끼는 것도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도 부모와 같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부모에 비하면 세상에 나온 지 정말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뭔가를 이해하고, 배우고, 표현하는 것이 무척 서툴고 늦어요.
이런 이유로 우리는 종종 아이에게 함부로 대하기도 합니다. 조건이 다른 한 사람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것이지요.
아이를 존중하려면 아이가 나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아이의 마음과 생각도 당연히 존중되어야 해요.
마음을 존중한다는 것은 뭐든 마음대로 해도 괜찮다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은 누구나 생각과 감정은 자유로울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런 마음이 들어도 마지막 표형과 판단, 행동을 잘 조절해서 보편적인 방식으로 사는 것이 또 인간이지요.
즉, 어떤 마음이 들어도 자아 기능을 잘 발휘하는 것이 인간다운 것입니다.
그 자아 기능을 잘 발달시켜 나가는 과정을 돕는 것이 바로 '부모'입니다.
아이를 존중한다면,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무시하거나 비난할 수 없습니다.
아직 자아 기능이 무르익지 않은 아이의 행동에 화를 내거나 아이 자체를 모욕할 수 없어요.
'너를 존중하기 때문에 네 마음과 생각는 알겠어. 그런 마음이 드는가보네' 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